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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[2016년 8월 26일]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재작성한 글입니다.
밥대생 팀은 버전 1.10.1.0에서 기존 탭 UI에서 햄버거 UI로 전환했습니다.
오늘은 어떠한 이유로 햄버거 UI로 전환하게 되었는지 포스팅하고자 합니다.
저는 그간 탭 UI보다 햄버거 UI가 왜 대부분의 경우에 더 우수할 수 밖에 없는지에
대해서 많은 분들께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.
그렇기 때문에, 어떤 분들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.
지난 번엔 햄버거 UI보다 탭 UI가 좋다며?
그렇습니다. 이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.
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,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탭 UI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.
실제로,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앱들은 대부분 탭 UI를 채택하고 있습니다.
제가 생각하는 탭 UI가 더 나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.
저희 앱은 기존에 햄버거 UI를 채택했던 적이 있습니다.
하지만, 햄버거 UI일 때, 사람들은 햄버거 UI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.
제가 햄버거 UI를 사용하는 모습을 본 밥대생의 한 충성유저의 놀란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.
햄버거 UI안의 기능들이 더 잘 쓰이게 하고 싶으면,
햄버거로 구현하는 것 보다는 탭 UI로 구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.
저희 앱에서 햄버거 속에 있다가 탭 UI로 나온 HUNGRY 기능의 경우
탭 UI로 전환 되고 나서 훨씬 더 많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.
햄버거 속에 있을 때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,
두 번째 탭으로 그 위상이 높아진 이후에는 그래도 한달에 수십번 정도의 이용이 발생했습니다.
하지만, 조금 다른 사실도 있습니다.
아래 첨부한 사진은 사용자가 각 탭에서 머문 평균시간을 나타냅니다.
조회하지 않은 탭은 평균시간에 고려되지 않았습니다.
ALL은 기본 식당 리스트이고, FAVORITE는 단골식당(활성화한 사용자만),
MORE은 더 보기 탭, FEED는 뉴스피드 탭, HUNGRY는 밥? 기능이 들어있는 탭입니다.
위 표에서 알 수 있 듯이, HUNGRY나 FEED 탭에 유저가 머무는 평균시간은
다른 탭에 비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.
그간 무시하기 힘든 수의 피드백은 이런 것이었습니다.
2번째 '밥?'탭이 뭐하는 탭인지 모르겠어요
도움말도 넣어보고 기능도 더 완벽하게 만들어보았지만, 이런 피드백은 계속해서 들어왔습니다.
친구들에게
우리 같이 밥 먹을래?
라고 물어보는 밥? 탭을 통해 앱이 자연스럽게 홍보되게 만들고 싶었으나,
실제 이용률은 매우 저조했습니다.
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이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가?
라는 질문에, 처음에는 그래야만했다.
마케팅을 위한 비용이 한정된 상태에서 이 기능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야
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.
아니, 사실 다른 방법이 생각이 안났다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.
앱의 사용률을 높기위해서 앱에서 어떤 기능을 더 제공해야할지 감이 안잡혔습니다.
다른 더 좋은 생각이 나기 전까지만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.
그리고 한달 전쯤 다른 기능이 생각이 났습니다.
그 기능을 위해서, 공간이 필요했고 더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주기 위해서
"밥?"(HUNGRY)기능을 제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.
(지금은 실험실 기능으로 빠졌지만, 빠른 시일 내에 기능을 모두 삭제할 예정입니다.)
(2017년 4월 12일 현재, 왜 밥? 기능 없앴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한 분도 없었던 것으로 보아,
별로 필요한 기능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.)
기존 햄버거 메뉴에서 탭 UI 으로 만들었던 가장 주요한 이유가 "밥?" 기능 때문이었습니다.
그런데 없어지니, 굳이 탭 UI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고,
UI 상에서 한줄 차지할 바에 그냥 다시 햄버거 UI로 변경하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.
없애고 보니, "밥?"은 본질과는 먼 기능이었습니다.
여러가지 이유로 "밥?" 기능이 우리앱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,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.
뭔가 어울리지 않은 옷을 그동안 입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.
지금에라도 옷을 벗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.
앞으로는 본질과 벗어난 기능에 한눈 팔지 말고,
밥대생 앱 자체에서 더 깊은 이용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.
지금 만들고 있는 새로운 기능은 본질과 먼 기능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.
만드는 그 당시에는 이 기능이 본질과 가까운지 아닌지 알기 힘든 것 같습니다.
만들고 나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본질에 가까운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.
만들 당시에는 너무 몰입해버려서 그런지 몰라도 객관적인 판단이 힘든 것 같습니다.
앞으로는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말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.